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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투자은행(IB) 2곳이 수백억 원 규모의 무차입 공매도 주문을 제출했다가 금융감독원으로부터 적발됐다.


글로벌 IB의 관행적인 불법 공매도 행위가 드러난 건 이번이 처음이다. 무차입 공매도란 주식을 빌리지 않고 매도하는 것으로 국내 시장에선 금지된 행위다.

금감원은 주요 글로벌 투자은행(IB)과 이들로부터 공매도 주문을 수탁받는 국내 증권사에 대해 불법 공매도 검사를 강화할 방침이다.


글로벌 IB(투자은행) 2곳이 최근 국내 주식시장에서 합산 560억 원대 규모의 불법 공매도를 한 사실이 적발됐다.

글로벌 IB의 관행적인 불법 공매도 행위가 드러난 건 이번이 처음이다.


무차입 공매도란 주식을 빌리지 않고 매도하는 것으로 국내 시장에선 금지된 행위다.

장기간에 걸친 불법 공매도 행태가 적발된 만큼 과징금 제도 도입 후 최대 규모의 과징금 부과가 예상된다.

금감원은 주요 글로벌 IB와 이들로부터 공매도 주문을 수탁받는 국내 증권사에 대해 불법 공매도 검사를 강화할 방침이다.

여타 글로벌 IB를 대상으로 한 불법 공매도 조사도 확대할 예정이다.

금융감독원은 이런 내용의 불법 공매도 조사 결과를 15일 발표했다. 금감원은 지난해 6월 공매도 조사 전담 조직을 설치한 뒤 집중 조사를 벌여왔다. 무차입 공매도는 결제 불이행 위험이 높아 한국을 포함한 대다수 국가에서 금지하고 있다.


이번에 적발된 글로벌 IB는 홍콩 소재 2개 회사로 해외 기관투자자들을 상대로 공매도(매도스왑) 등 국내 주식투자 서비스를 제공했다.

글로벌 IB A사는 지난 2021년 9월부터 지난해 5월까지 국내 101개 종목에 대해 400억 원 상당의 무차입 공매도 주문을 제출했다.

A사는 내부 부서 간 대차를 하는 과정에서 대차 내역을 시스템에 입력하지 않았고, 소유 주식이 중복 계산돼 잔고가 과다 표시됐다. 매도주문을 제출한 A사는 결제수량이 부족함을 인지했음에도 사후차입 등 방식으로 위법행위를 저질렀다.

이 과정에서 A사의 계열사인 국내 수탁증권사도 연루됐다. 금감원은 국내 수탁증권사와 A사가 공매도 포지션, 대차 내역을 매일 공유하고, 결제가능여부 확인 과정에서 잔고 부족이 발생함을 인지했음에도 이를 묵인한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홍콩 소재 B사 역시 2021년 8~12월 호텔신라 등 9개 종목에 대해 160억 원 상당의 무차입공매도 주문을 제출했다. B사는 해외 기관투자자들의 매도스왑 주문을 받고, 사전에 차입이 확정된 주식 수량이 아니라 향후 가능한 수량을 기준으로 계약을 체결하고 공매도 주문을 제출한 것으로 조사됐다.

금감원은 이번에 적발된 회사와 유사한 영업을 하는 주요 글로벌 IB를 대상으로 조사를 확대할 예정이다.

현재 일부 IB가 장 개시 전에 소유한 수량보다 많은 수량을 매도한 정황을 발견해 조사 중이다.

금감원은 글로벌 IB로부터 주문을 수탁받는 국내 증권사에 대해서도 검사를 강화한다. 국내 증권사는 계열회사 관계, 수수료 수입 등 이해관계로 위탁자의 위법 행위를 묵인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김정태 금감원 부원장보는 "글로벌 IB가 우리나라 제도에 대한 이해가 부족해서 이런 불법 공매도 관행을 이어갔다고는 생각할 수 없다"라며 "장기간 무차입 공매도를 해왔다는 점에서 고의적인 불법 공매도로 인식하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재작년 4월 개정된 자본시장법 시행령으로 과징금제도가 도입되면서 이번에 불법공매도 행위가 적발된 A, B사는 최대 규모의 과징금 부과를 피할 수 없게 됐다.

금감원 관계자는 "그동안 불법 공매도는 헤지펀드에서 발생하거나 단순 주문실수, 착오에 의한 과실이 대부분이었다"며 "이번에는 불법 공매도에 대한 엄청난 이슈에도 불구하고 글로벌 IB가 별다른 시정 없이 많은 종목을 놓고 불법 공매도를 했다는 점에서 문제가 심각하다"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국내 1000만 개미 투자자들의 불신 대상으로 지목되고 있는 게 외국인 투자자 공매도"라며 "외국인 투자자 서비스를 해주는 글로벌 IB가 우리 시장 규제를 몰랐을 리는 없다. 안 걸릴 것으로 생각하지 않았을까"라며 강도 높은 과징금 부과를 예고했다.


금감원은 이번에 적발된 회사와 비슷한 영업을 한 주요 글로벌 IB를 대상으로 조사를 확대할 예정이다.

현재 또 다른 일부 IB의 경우, 장 개시 전 종목 소유 수량보다 많은 수량을 매도하는 등 장기간에 걸쳐 자본시장법을 위반한 정황이 발견돼 조사가 진행 중이다.

금감원은 글로벌 IB에서 이상거래가 발견되면 즉시 조사에 착수할 계획이다.

특히 필요하면 국제증권감독기구(IOSCO)를 포함한 해외 감독당국과의 긴밀한 공조 등 모든 수단을 동원해 해외 소재 금융투자회사들의 불법 공매도 행위를 엄단할 방침이다.

이와 함께 글로벌 IB로부터 주문을 수탁받는 국내 증권사에 대해서도 검사를 강화한다.


국내 증권사는 IB의 계열회사이거나 수수료 수입 등의 이해관계로 위탁자의 위법 행위를 묵인할 가능성이 크다.

이에 따라 금감원은 공매도 주문 수탁 프로세스, 불법 공매도 주문 인지 가능 여부 등을 면밀히 점검해 위법사항 발견 시 엄정하게 조치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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