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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대기업 사주 일가가 계열사 주식을 담보로 대출받은 돈이 7조 6000억 원을 넘는 것으로 나타났다. 1년 전보다 2조 원 이상 늘어난 것으로 주로 상속, 증여세 납부를 위해 대출을 받은 것으로 분석된다.
이재용 삼성전자 모친인 홍라희 전 리움미술관장을 비롯해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 이서현 삼성복지재단 이사장 등 삼성가 세 모녀의 주식담보대출 금액이 1년 새 2조 원 이상 증가했다.
삼성가 세 모녀는 계열사 보유지분의 40.4%를 담보로 제공하고 4조 781억 원을 대출받았다.
이재용 회장을 제외한 홍라희 전 관장, 이부진 사장, 이서현 이사장 세 모녀의 주식담보 비중은 지난해 20.2%에서 올해 40.4%로 2배 증가했다.
9일 기업분석연구소 리더스인덱스에 따르면 지난 4일 기준 82개 대기업집단 중 총수가 있는 72개 그룹 오너일가의 주식담보 현황을 조사한 결과 대출 금액이 가장 많이 증가한 그룹은 삼성이었다.
홍 전 관장은 보유하고 있는 삼성전자 주식 1억 1730만 주(1.96% 지분) 중 18%인 2101만 주를 담보로 8500억 원을 대출받았으나 올해 다시 추가로 6034만 주를 담보로 1조 4000억 원을 대출받아 2조 2500억 원을 대출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홍 전 관장은 삼성전자의 보유지분 가운데 51.4%를 담보대출을 위한 담보로 제공하고 있다.
이 사장은 삼성전자 보유주식 중 906만 2000주를 담보로 3200억 원, 삼성물산 주식 465만 6000주를 담보로 3300억 원을 대출받아 총 6500억 원 담보대출 중이었으나 올해 다시 삼성전자 지분 중 1359만 주를 담보로 5170억 원을 대출받아 총 대출금액은 1조 1670억 원이 됐다.
이 이사장은 지난해 삼성물산 주식 461만 3390주를 담보로 3400억 원, 삼성 SDS 보유주식 중 60만 4000주를 담보로 471억 원을 대출받아 총 3871억 원을 담보대출 중이었으나 올해 삼성전자 주식 5539만 4044주(0.93%)의 17.2%를 담보로 3371억 원을 대출했다. 삼성물산의 대출은 160억 원 감소한 3240억 원이었고 삼성 SDS의 지분 1.95%는 지난 4월 전량 매도하면서 총 대출 금액은 6611억 원인 것으로 나타났다.
대부분이 고(故) 이건희 회장의 상속세 납부를 위한 대출이며 이재용 회장은 연부연납을 위한 공탁 외에 주식담보 대출은 없었다.
36개 그룹 오너일가 641명이 계열사 주식을 보유하고 있었고, 이 중 136명이 담보대출 중이었다. 이들은 보유한 계열사 주식의 37.1%를 담보로 제공하고 7조 6천558억 원을 대출받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년 동기 대비 담보 비중은 7.5% 포인트 증가했고 담보대출 금액은 2조 2천236억 원이 증가했다.
사주 일가가 주식을 담보로 돈을 빌리는 것은 보통 경영자금을 확보하거나 사업을 확장하기 위한 경우가 많지만, 국내에서는 상속, 증여세 등 선대로부터 물려받은 재산에 대한 세금을 내기 위한 사례도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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